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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의 끝은 언제일까

  • LV admin 웹지기
  • 조회 10
  • 2018.09.14 07:13

나는 열네 살 때 조선이 독립하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굳게 결심하고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그때 나는 그 누군가가 지은 압록강의 노래를 부르면서 내가 언제 다시 이 땅을 밟을 수 있을까! 내가 자라나고 선조의 무덤이 있는 이 땅에 다시 돌아올 날은 과연 언제일까! 이렇게 생각하니 어린 마음에도 슬픔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나는 마흔 살에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그때 불쑥, 기억의 바다에 침몰되었던 인민학교 교과서의 이 교시구절이 튀어나왔습니다. 그 누군가는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압록강을 건넜다면, 그 누군가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두만강을 건넜다면, 주권국가의 국민인 나는 왜, 사형수도 아닌 나는 왜 총구를 피해 도망을 쳐야 할까요.

고개를 숙인 버드나무가지 거품을 물고 달려드는 악마에 안간힘을 다합니다. 죄 없는 유혼들이 소용돌이칩니다.

암흑의 땅 강 저편에 내 부모형제가 있습니다. 내가 태어나고 선조의 무덤이 있는 고향에 언제면 돌아갈 수 있을까요.

세기를 넘어 온 탈출의 끝은 과연 언제일까요?

 

이명애 시인  (발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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