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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방등

  • LV admin 웹지기
  • 조회 27
  • 2018.09.15 09:01

 

 

  이명애   망명북한펜센터 회원 

 

잉크병에 석유를 넣고

고포로 심지를 만들고

춤추는 그림자에 혼을 뺏긴 등잔

 

졸음을 쫓다 엎지르는 통에

아까운 새 공책을 버릴 때면

하릴없이 빈둥거리는 전구를 원망했다

 

폭풍같이 몰려 든 고난의 바람

백수가 된 전구

폐허가 된 공장에서

더는 잉크병이 나오지 않는다

 

중국산 맥주캔으로 등잔을 만들었다

돌잡이의 콧바람에

깡통등잔이 홀랑 넘어간다

 

장판에 새겨진 거뭇한 얼룩

에디슨에 의해 사라진 사기방등

영화의 한 장면에 등장한다

 

어른거리는 등잔 밑에

어머니는 아득한 옛말처럼

그리움을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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