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하늘이 열리는 날
태백산 신단수 아래 신시를 베풀어 펼친
거룩한 홍익인간의 정신
그 지혜를 면면히 이어온 반만년입니다.
쑥과 마늘 쓰겁고 매운 맛을 이겨낸 힘으로
고난과 고통과 억압과 슬픔의 사슬
아리는 아픔을 견뎌온 이 땅 백성들입니다.
회오리바람 비바람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새 문자를 만들어 등불을 밝히고
시와 노래와 춤 청청한 신명으로
가꾸고 다듬어온 이 나라입니다.
산이여 들이여 강이여 그리고 출렁이는 바다여
나무여 풀이여 뭇짐승이여 벌레들이여 그리고 사람들이여
우리들의 살 속에는 피 속에는
흘러간 역사의 솔바람 소리 맑게 배어 있거니
이제 즈믄 해의 닭 울음소리 새벽을 앞두고
백두와 한라가 두 손을 마주잡은 잔치에
둥둥 북소리 높이 올리며
흰옷입고 달려갈 배달겨레입니다.
해와 달 그리고 별빛도
우리들 소망위에 영롱히 비치거니
그 눈부심 불기둥 되어
하늘 중심을 겨누어 활활 타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