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구글광고

15. 시 퍼포먼스 -황씨부인 설화-

  • LV admin 웹지기
  • 조회 66
  • 2018.09.15 09:06

 

 

석문(石門)/ 조지훈

 

당신의 손끝만 스쳐도 소리 없이 열릴 돌문이 있습니다.

뭇 사람이 조바심치나 굳이 닫힌 이 돌문 안에는,

석벽 난간 열두 층계위에 이제 검푸른 이끼가 앉았습니다.

 

당신이 오시는 날까지는,

길이 꺼지지 않을 촛불 한 자루도 간직하였습니다.

이는 당신의 그리운 얼굴이 이 희미한 불 앞에 어리울 때까지는,

천 년이 지나도 눈 감지 않을 저희 슬픈 영혼의 모습입니다.

 

길숨한 속눈섭에 항시 어리운 이 두어 방울 이슬은 무엇입니까?

당신의 남긴 푸른 도포 자락으로 이 눈섭을 씻으랍니까?

두 볼은 옛날 그대로 복사꽃 빛이지만,

한숨에 절로 입술이 푸르러 감을 어찌합니까?

 

몇 만리 굽이치는 강물을 건너와 당신의 따슨 손길이

저의 목덜미를 어루만질 때,

그때야 저는 자취도 없이 한 줌 티끌로 사라지겠습니다.

어두운 밤 하늘 허공 중천에 바람처럼 사라지는 저의 옷자락은,

눈물어린 눈이 아니고는 보이지 못하오리다.

 

여기 돌문이 있습니다.

원한도 사무칠 양이면 지극한 정성에 열리지 않는 돌문이 있습니다.

당신이 오셔서 다시 천 년토록 앉아 기다리라고,

슬픈 비바람에 낡아 가는 돌문이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시 / 시 조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291 너무 가벼워서 LV 10 꽃나라2 09.29 40
290 슬픔이 기쁨에게 LV 10 꽃나라2 09.29 25
289 하늘을 건너가자 LV 10 꽃나라2 09.29 20
288 장미의 사랑 LV 10 꽃나라2 09.28 23
287 오매불망 그대에게 LV 10 꽃나라2 09.28 23
286 너는 무얼 하는지 LV 10 꽃나라2 09.27 25
285 우리가 꿈이 LV 10 꽃나라2 09.26 21
284 사랑하는 이여 LV 10 꽃나라2 09.25 17
283 아름다운 사람 LV 10 꽃나라2 09.25 26
282 길가에서부터 LV 10 꽃나라2 09.24 26
281 멀지 않은 이 곳에 LV 10 꽃나라2 09.23 15
280 마구 그립다고 LV 10 꽃나라2 09.23 31
279 그대 영혼 LV 10 꽃나라2 09.23 21
278 벌써 잊으셨나요 LV 8 꽃나라2 09.11 27
277 엎어지고 무너지면서 LV 11 꽃나라2 10.04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