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구글광고

16-신부/서정주

  • LV admin 웹지기
  • 조회 96
  • 2018.09.15 09:06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성미기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고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
시 / 시 조 게시판 게시물 목록
번호 제   목 이름 날짜 조회
220 시: 종이에 손을 베고 LV 13 이지명 01.05 14
219 너무 가벼워서 LV 10 꽃나라2 09.29 101
218 슬픔이 기쁨에게 LV 10 꽃나라2 09.29 43
217 멀지 않은 이 곳에 LV 10 꽃나라2 09.23 37
216 세상에 외로움은 LV 9 꽃나라2 09.19 18
215 늦은 가을 숲에서 LV 9 꽃나라2 09.19 21
214 8. 바닷가에서 / 오세영 LV admin 웹지기 09.15 118
213 7. 노래하리라/ 오세영 LV admin 웹지기 09.15 113
212 6. 풍장/송수권  LV admin 웹지기 09.15 198
211 4. 나의 사랑하는 나라/ 김광섭 LV admin 웹지기 09.15 108
210 2. 철조망에 걸린 편지/ 이길원  LV admin 웹지기 09.15 104
209 1. 남한에 와서 낳은 자식들에게/ 최재형 LV admin 웹지기 09.15 72
208 17. 비목/한명희 LV admin 웹지기 09.15 121
207 16-신부/서정주 LV admin 웹지기 09.15 97
206 15. 시 퍼포먼스 -황씨부인 설화- LV admin 웹지기 09.15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