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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7-26 14:49
수필: 3월에 쓰는 편지2 (김정애 작)
 글쓴이 : 이지명
조회 : 2,649  

그 괜찮다는 통화가,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시라던 그 통화가 사랑하는 아들과의 마지막 통화였다. 세상 참 독하고 세월 참 야속하다.

아직 살날이 많은 내 아들을 어쩜 그리 잔인하게 데려가는지...

 

나는 아직도 아들 생각에 하루에도 몇 번씩 통곡을 한다. 태를 치며 통곡을 한다고 돌아 올 것도 아니고 아무리 땅을 친들 내 품에 안길수도 없는데도 말이다. 군대라는 집단에서 10년을 혼자 뼈가 빠지도록 고생을 하고 겨우 목숨을 건져 고향이라고 찾아 왔건만 아들을 반긴 건 다 쓰러져 가는 시골초가집. 그리고 뼈만 남은 초라한 내 모습이었다.

따뜻한 밥 한번 배불리 먹여 봤어야 했는데 그랬더라면 이토록 가슴이 미어지지는 않을 텐데.

멀지도 않은 이 곳, 차를 타면 몇 시간이면 가 닿을 곳에서 나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조차 볼 수 없는 슬픈 어미다.

 

아들을 잃어 본 후에야 나는 천안함사건에 대해 다시 한 번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 46명의 사랑하는 이 나라의 아들들이 차디찬 바다에서 차가운 몸으로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고 눈물이 났다.

그리고 그들을 보낸 이 나라의 어미들의 마음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랬다.

나만 아픈게 아니었다.

나만 슬픈게 아니었다.

나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어미라고 생각했지만 3월이 되니 아들들을 잊지 못해 뜨겁게 흐를 46명의 어머니들의 마음이 느껴져서 내 마음이 숙연해 진다.

그렇다. 이제는 더 이상 가슴 아픈 비극이, 마지막 모습조차 볼 수 없는 참혹한 현실이, 차디찬 날바다에 아들들을 보내야 하는 슬프고 억울한 일이 이 세대에는 끝나야만 한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더 이상 아프지 말고, 힘들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부디 행복하길 바란다. 마지막 모습조차 지켜주지 못한 어미들을 용서하고 그곳에서는 부디 평안하거라.

 

아들을 잃은 내 마음처럼, 46명의 어미들의 비통한 마음처럼 무거운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아들들을 떠올리는 우리의 마음처럼 그친 줄 알았던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한다. 보고 싶다 아들들아. -끝-

 

 

 

 

김정애 프로필.

 

2005년 입국

 함경북도 청진출신.

2014년 제41회 한국소설 신인상으로 등단.

등단작; 단편소설 ” 

 단편소설  "소원"  -남북문인공동소설집 (국경을 넘는 그림자)에 발표-

월간북한: 장편소설 "둥지" 현재 연재 중

 

현 국제펜 망명북한작가센터 사무국장

     자유아시아(RFA)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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