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구글광고

조선일보-웜비어 판결 판사 의견서 “北, 펜치로 치아 꺾고 몸에 전기충격 고문”

  • LV admin 웹지기
  • 조회 159
  • 2018.12.27 13:57

입력 2018.12.27 12:15 

박수현 기자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 북한이 웜비어 가족에게 5억113만달러(약 5643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한 미국 판사의 의견서가 24일(현지 시각) 공개됐다. 미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베릴 하월 판사는 북한이 웜비어에게 펜치와 전기충격을 이용한 고문을 했다는 전문가 의견 등을 받아들여 의견서(memorandum opinion)를 작성했다.

27일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하월 판사는 이번 판결을 내린 이유를 담은 의견서에 원고인 웜비어 부모 측이 제출한 서면 진술과 지난 19일 ‘증거청문’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제시한 의견을 여러 차례 인용했다. 특히 웜비어가 사망한 것은 북한의 고문 때문이라는 웜비어 측 주장을 받아들이며 "전문가(주치의)가 내린 결론은 북한이 고의적으로 웜비어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데 있어 필수적인 증거 이상"이라고 밝혔다.



하월 판사는 "북한이 웜비어가 의료 치료를 받도록 집으로 더 일찍 보내는 대신 1년 넘게 심각하게 위태로운 상태로 계속 억류했으며, 이는 전체주의 국가가 웜비어를 잔인하게 다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웜비어의 주치의였던 대니얼 캔터 박사는 지난 10월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 진술서에서 "웜비어의 사인은 뇌 혈액 공급이 5분~20분간 중단되거나 크게 줄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측이 주장한 식중독의 일종인 보툴리누스균 중독 증상이 웜비어에게서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캔터 박사는 북한에서 보내온 뇌 촬영 사진을 근거로 웜비어의 뇌 손상 시점을 2016년 4월로부터 몇 주 전으로 추정했다. 웜비어가 억류 기간의 상당 부분을 병상에서 보냈다고 본 것이다.

하월 판사는 의견서에서 웜비어의 발에 큰 상처가 있다는 점과 치아 위치가 바뀌었다는 주치의의 진술도 인용했다. 그는 "웜비어의 발에 전기충격이 가해지거나, 펜치를 사용해 치아 위치를 바꿨다는 증거가 있다"고 명시했다. 



타드 윌리엄스 박사가 미국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 첨부된 사진들. 맨 위는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되기 전 얼굴의 입 부분이 찍힌 사진. 중간은 억류 전 치과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기록된 치아 사진. 맨 아래는 웜비어가 북한에서 풀려나 미국에서 사망한 후 찍은 두개골 스캔 사진. 맨 아래 사진에서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된 동안 가운데 아랫니가 외부 힘으로 의심되는 원인 때문에 변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윌리엄스·미국의소리(VOA)


웜비어는 2016년 1월 북한에 관광을 갔다가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돼 그해 3월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된 후 엿새 만에 숨을 거뒀다.

지난 24일 하월 판사는 웜비어 부모가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금 4억5000만달러와 웜비어 개인·부모의 위자료 각 1500만달러, 웜비어가 미국에 돌아온 후 발생한 의료비 9만6375달러 등을 포함해 5억113만달러를 북한이 배상해야 할 금액으로 정했다.

당시 하월 판사는 판결에서 북한이 웜비어에게 고문을 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북한의 고문 방식으로 알려진 물고문과 치아 꺾기, 전기 고문은 호흡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로버트 콜린스 북한인권위원회 선임 고문의 진술서를 판결문에 인용했다. 웜비어 발에 큰 상처가 있는 것과 아랫니의 위치가 안쪽으로 밀려 바뀌었다는 의료진의 진술도 고문 증거로 인정했다.

하월 판사는 의견서에서 북한 사법체계의 위법성을 설명하며 지난 19일 증거청문에 출석한 이성윤 미 터프츠대 교수와 데이비드 호크 미 북한인권위원회 위원의 증언도 인용했다. 이성윤 교수와 호크 위원은 독립된 사법부가 없는 북한 정부가 웜비어의 자백을 조작했으며, ‘보여주기식 재판’을 통해 웜비어에게 내려진 판결은 적법하지 않다고 했다.

하월 판사는 의견서에서 웜비어 가족이 겪은 고통도 자세히 묘사했다. 특히 웜비어가 북한에서 풀려나 신시내티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웜비어가 사람소리 같지 않은 큰 소리를 냈다’는 가족 증언에 주목했다.

하월 판사는 "웜비어 억류로 벌어진 상황은 그의 부모를 고통스럽게 했으며, 웜비어가 억류된 동안 이 전체주의 국가(북한)는 그의 상태에 대해 어떤 사실도 알리지 않고 부모가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채 계속 걱정하게 했다"고 했다. 그는 웜비어 가족에게 큰 액수의 배상금을 책정한 이유로 "고문이나 인질 억류로 인해 피해를 본 가족은 일반적으로 단일 공격으로 인한 피해 가족보다 더 큰 배상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웜비어의 자산가치에 따른 배상금액을 결정할 때도 전문가가 제시한 산술법을 반영했다. 앞서 제임스 코치 미 올드도미니언대 교수는 재판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웜비어 생존을 가정했을 때 그의 자산 규모를 3가지 경우의 수로 나눴다.

웜비어는 미 버지니아대에서 무역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던 학생이었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 뉴욕 투자회사에서 인턴으로도 근무했다.

코치 교수는 웜비어가 뉴욕 금융계에 취직하지 못했을 경우(1), 진출했지만 큰 성과가 없는 직장인으로 남을 경우(2), 금융계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 20년 뒤 관리자 직책에 오를 경우(3)로 나눴고, 웜비어가 가장 많은 돈을 벌 때의 금액을 603만8308달러로 추산했다. 하월 판사는 코치 교수가 제시한 최대 액수를 웜비어의 자산가치로 정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싸이공감 네이트온 쪽지 구글 북마크 네이버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