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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탈북민 첫 등단 시인 탄생… “자유의 소중함 알았으면”

  • LV admin 웹지기
  • 조회 58
  • 2019.08.0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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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애씨, 문예지 월간 ‘시’ 추천시인상 당선자로 선정 

북한 작가동맹 회원으로 활동  
탈출 중에도 습작 멈추지 않아  
직접 겪고 전해 들은 北 실상  
질박한 언어 속에 잘 녹여내  
“탈북민, 나보고 용기 얻기를”
 

“장마당 귀퉁이로 흘러나오는 고소한 냄새/찐빵일까, 이밥일까, 고깃국일까?/저런 맛있는 건 누가 먹을까?”(‘장마당에서’ 중)

북한이탈주민 출신 최초로 등단 시인이 탄생했다. 시 전문 문예지 월간 ‘시’ 8월호는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인 김정애(51·사진) 씨를 제24회 추천시인상 당선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당선작은 ‘장마당에서’ 등 5편이다. 

29일 문화일보에서 만난 김 씨는 “서울시인협회로부터 내가 등단 과정을 거쳐 시인으로 인정받은 첫 북한이탈주민이라고 들었다”며 “내가 시인으로 등단했다는 사실은 김정은 독재정권을 위해 시를 쓸 수밖에 없는 북한과 달리 대한민국이 얼마나 자유로운 국가인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소감을 밝혔다. 

함경북도 청진 출신인 김 씨는 지난 2003년 북한에서 탈출해 한국에 입국했다. 북한에서 함북 작가동맹 산하 문학 소조원으로 활동했던 김 씨는 탈출 과정에서 쫓기고 숨어 살면서도 습작을 멈추지 않았다. 김 씨는 자신이 직접 겪고 전해 들은 북한의 실상을 시어로 아프게 적어나갔다. 특히 유엔조사단이 지원 물자 전달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인하러 오는 날, 가난한 아이들과 섞여 있고 싶지 않아 학교에 안 가겠다고 투정을 부리는 당 간부 아들의 모습을 그린 ‘유엔조사단이 오는 날’은 북한 사회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어머니, 미국 놈이 아니에요/쌀 주려고 오는 유엔 대표단이에요/그러니 옷도 신발도 좋은 것은 걸치지 말고/먹지 못해 불쌍한 척해야 한다며/학교에서 신신당부했어요”(‘유엔조사단이 오는 날’ 중) 

심사를 맡은 장석주 시인은 김 씨의 작품에 대해 “탈북자로서 겪은 체험의 특수성을 차분하고 질박한 언어 속에 잘 녹여냈다”며 “체험의 핍진성이 시적 기교의 투박함을 압도한다”고 호평했다. 김 씨는 “내가 쓰는 시는 북한의 실상을 알림과 동시에 한국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 많은 북한이탈주민이 나를 보고 용기를 얻어 문학에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정부의 대북지원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북한에 지원물자가 도착하면 중간에 많은 양이 유실돼 고아, 영유아, 노인 등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하고, 북한의 기만에 다시는 휘둘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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