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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통일문학인가

  • LV 5 이지명
  • 조회 1871
  • 2016.05.05 09:27

왜 통일문학인가

이정<소설가, 통일문학포럼 상임이사>

 

분단문학이란 용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반면, 통일문학이란 용어는 아직까지는 좀 낯설다.

 

김종회는 <문학비평용어사전>에서 분단시대의 모든 문학을 지칭하는 광의의 분단문학과 구분하여 협의의 분단문학을 분단으로 빚어진 민족의 모든 갈등과 모순을 파헤치면서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민중들의 사상과 정서를 담은 작품이나 그와 관련된 모든 문학활동으로 정의한다. 따라서 분단문학은 민족의 분단 현실을 통일의 터전으로 끌어올리는데 유익한 내면적 가치와 힘을 내포하고 있는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고 김종회는 설명한다.

 

양영길은 <통일문학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글에서 통일문학이란 용어는 남북관계의 변화 추이에 따라 새로이 규정되어야 할 과도기적 개념이라고 전재하면서 남북한 문학을 수렴 통합한다는 연구 대상과 범위에 대한 개념은 물론, 창작적인 측면에서 분단 극복을 제재로 통일을 지향하는 문학, 또는 분단 이데올로기의 해체를 바탕으로 남쪽과 북쪽 사람들이 접촉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문학 등으로 서서히 정립되고 있다고 용어의 쓰임새를 밝히고 있다. 양영길은 또한 분단문학은 전쟁의 비극성과 분단체제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이 중심 내용을 이루었다면, 통일문학은 반세기에 걸친 분단의 역사가 침전시킨 이질성의 벽을 허물고 진정한 민족적 화해와 동질성 회복을 추구하는 현실적인 방안에 대한 모색이 중심이 된다고 분단문학과 통일문학을 구분한다.

 

이런 논거들에 따르면, 통일문학은 분단에서 통일로 나아가려는 작가의 의지가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된 문학활동을 일컫는 용어로 정착돼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통일문학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일까?

 

 

고유한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는 국가와 민족이 분단된 체제에서 살고 있다. 최근의 격변하는 국제정세를 고려하면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표현이 아직도 유효한지는 모르겠지만, 국가와 민족의 분단이 다른 나라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것만은 사실이다. 이러한 분단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고유성, 희소성이 매우 강하다. 그래서 통일문학은 우리의 고유한 이야기가 된다. 분단체제가 우리의 삶 속에 녹아 있으므로 우리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문학이고, 우리의 고유한 이야기이므로 세계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학이 되는 것이다.

 

 

감동스토리의 보고이다

 

전쟁은 인간의 자의에 의한 삶을 가장 심각하게 훼손하는 폭력이다. 65년 전인 1950625일부터 31개월 동안 이어진 한국전쟁은 민족과 국가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근원이 되었다. 이 전쟁은 남북한 합쳐 사망, 부상 등으로 무려 520만 명에게 인명 손실을 입혔고, 국토의 참담한 파괴를 가져왔다. 전쟁의 후유증은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실향, 가족 이산, 경제적 파탄, 인간성 파괴, 죽음, 이념 갈등, 독재, 국지전 등의 비극으로 간단없이 출몰하여 민족의 가슴속에 지울 수 없는 DNA처럼 내재하고 있다. 90년대 후반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20년 간은 민족대이동이라고 할 수 있는 탈북 현상까지 겹치고 있다. 무려 29천 명에 이르는 북한주민이 목숨을 걸고 남한에 들어왔다. 여기에 인간을 감동시킬 수 있는 큰 이야기가 숨어 있다.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유리하다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시장에서 50만 권쯤 팔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비해 탈북민 장진성의 장편수기 <Dear Leader(경애하는 지도자에게)> 영문판은 정확한 액수와 부수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거액의 계약금과 판매부수로 해외에서 출판된 한국작가들의 책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고 전해진다. 20145월 영국 더타임즈의 주말신문인 선데이타임즈는 <Dear Leader>가 북미지역을 제외한 전세계 영어권 국가들의 도서판매 종합순위에서 10위에 올랐다고 발표했고, 또한 이 신문은 201412올해 세계를 깨우친 베스트도서 10’에서 8위에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다. 장진성은 20125월 한국인 최초로 영국의 옥스퍼드 문학상을 받았다. 탈북민 강철환의 장편수기 <수용소의 노래> 영어판인 <Aquariums of Pyongyang(평양의 어항)>도 해외에서 출간되었다. LA타임즈는 2002올해의 책 베스트 100’으로 선정했다. 신동혁의 장편수기 <14호 수용소>도 블래인 하든이 영어판 <Escape from Camp 14>으로 고쳐 27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통일문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이들 3개의 수기는 해외독자들의 호응면에서 국내의 어느 유명 작가보다도 나은 성적을 거뒀다.

 

문학 이외의 영역이지만, 영화의 경우 강제규 감독의 <쉬리>(1999) 1999년 아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편집상을 수상했고, 김태균 감독의 <크로싱>(2008)은 벤쿠버영화제에 초청되었고, 백민두 감독의 <48미터>는 미국 하원에서 특별시사회를 열었다. 조선족 장률 감독의 <두만강>(2009) 한국, 프랑스 동시 개봉되었다. 남북한의 분단문제를 다룬 영화들 또한 다른 국내영화들에 못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사실은 북한의 고발하는 정치적 선동주의가 일정부분 작용했겠지만,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통일문학의 기여도가 높을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다.

 

 

민족통일에 기여한다.

 

필자가 10차례 정도 북한을 방문하면서 느낀 소감은 우리 정부가 그 동안 우리 국민에게 가르쳐왔던 것보다 북한의 정치현실과 주민생활상이 훨씬 더 나빴다. 그런데도 아직 이석기씨나 신은미씨 같은 종북세력이 남한 사회에 존재한다. 이들은 북한에 대해서 조금 알고 보았으면서 많이 아는 척하는 누를 범하고 있다. 통일문학은 북한을 바로 아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 여건은 다른 어느 때보다 좋다. 이미 한국에 정착한 29천 명의 탈북민이 북한 현실의 증언자가 되고 있다.

 

양영길은 통일문학의 나아갈 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통일문학은 민족적 입장을 고수하고 민족적 동질성을 넓혀가면서 통일을 지향하는 입장이라야 한다. 문학을 통하여 분단으로 말미암은 민족 문제를 한없이 고민해 보게 하는 데 통일문학의 의의가 있다. 새터민(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서의 생활을 통하여 통일 후의 북한 사람들의 적응과 소외를 미리 경험해 볼 수도 있고, 또 중국 등지에서 숨죽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탈북자들이 통일 후 재입북을 통한 활동상도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다. 또 통일이라는 거대 현상의 와중에서 권력의 음모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구조화해 볼 수도 있으며, 경제적 마인드의 재편성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들도 도출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통일 전후에 겪게 될 우리 사회의 거대 혼란을 문학을 통해서 경험해 보게 한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문학 작품은 없을 것이다.

 

문학으로 통일을 이루다, 펜 세미나에서 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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