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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야기: 괴짜 노친

  • LV 14 이지명
  • 조회 26
  • 2019.04.08 17:49

북한이야기 괴짜 노친

-억지가 사촌보다 낫지비 암, 낫재이쿠-

 

북한에선 어딜 가려면 교통비가 비싸 서민들을 울린다. 기름이 부족해 교통편이라고는 열차뿐이어서 열차 안은 말 그대로 콩나물시루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각종형태로 개인들이 운영하는 교통편이 새로 생겼다. 화물트럭도 짐을 싣건 안 싣건 적재함에 사람을 태운다.

개인이 운영하는 버스도 곳곳에 나타났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개인이 버스를 운영하느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유는 간단하다.

 

국가적인 기름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조건에서 기업들은 가지고 있는 트럭들을 개인들에게 맡긴다. 기업의 물자를 운송해 주는 조건에서 개인용무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는 말이다. 짐을 실었든 안 실었든 적재함위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데 누구나 빠짐없이 돈을 받고 기사가 태운사람들이다.

 

 차에 오르려면 가는 거리에 따라 기사가 요구하는 돈을 내야한다. 그렇게 받은 돈으로 기사는 개인유통업자들에게서 기름을 사 들이고 제 주머니에도 넣는다.

 

버스운행도 똑 같은 방법으로 진행된다. 실지에 있어 그렇게 운행되는 것이 다 불법이기에 운임도 기사가 내키는 대로 정해도 할 말이 없다. 기사의 하루벌이와 기름 값을 뽑으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이다. 싫으면 타지 마시오. 누가 타라오? 하면 끝, 버스나 트럭을 비싼 운임을 내고 타는 사람들 모두가 다 장사를 목적으로 다니는 만큼 누구하나 빈 몸이 아니어서 비싸도 탈 수밖에 없다.

 

교통편이 열악해 도로상에는 태울 사람이 넘쳐난다. 미 공급으로 인해 유동인구는 공급시기보다 3-4배로 늘어났다. 버스는 대체로 장거리지만 탄 사람의 요구대로 임의의 곳에 세우고 내린다. 차비 돈이 없으면서도 마구 올라 애를 먹이는 일도 다반사다.

 

함경북도 길주에서 국경도시 혜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해프닝이 벌어졌다. 맨 뒤 두 번째 줄에 할머니 한 분이 앉았는데 버스가 출발하자 버스차장이 뒷줄에 앉은 사람부터 돈을 받으며 다가왔다.

 

차비 내요.” 하며 손을 내밀자 할머니가 당당하게 저 앞에 앉은 내 며느리에게서 받소.” 한다. 차장아가씨가 돈을 받으며 나가다가 할머니가 가리킨 젊은 아주머니앞에 섰다.

 할머니차비를 내라고 말하자 아주머니가 팔짝 뛴다.

 

무시기라오? 저 할매가 누군데 내게서 차비를 받는다는 게요?”

며느리라던데......”

며느리? 내겐 시어마이 없소 참 별내 어처구니없다. 진짜”

 

일이 그리 되자 승객 모두의 눈이 일제히 할머니에게 박힌다. 해도 할머니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창밖을 보며 말한다.

 

저년이 저게, 집에서 하던 본때를 하네.”

 

그러자 승객의 눈이 다시 아주머니에게 쏠린다. 화가 난 그 여자가 발딱 일어섰다.

할매, 지금 무슨 말을 씨부리우? ? 날 언제 봤다고...”

할머니도 지지 않는다.

 

그럼 못 쓴다. 못 써, 하긴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이라고 안 샐까?”

 

할머니는 섧다는 듯 창밖으로 얼굴을 돌리며 눈굽을 훔친다. 그때 옆에 섰던 차장아가씨가 코를 싸쥐고 어쩔 줄 모른다. 주변 승객들 얼굴에도 몽땅 뫼산 자가 그려졌다. 지독한 냄새가 코를 찔러서다. 이건 방구 아닌 생 똥을 쌌나? 사방에서 투덜거렸다.

 

대체 누구야?”

방구를 뀌어도 예절 있게 꿰야지 아구야,”

 

코를 싸쥔 사람들의 일제히 할머니를 쏘아보자 할머니가 능청스럽게 던지는 말이 참 가관이다.

그래그래. 내가 똥을 뀄다 생각들 하우. 내사 뭐라오. 다 늙은 게 뭐

 

버스가 시내변두리에 있는 시장 옆을 지나자 할머니가 일어서며 세우라고 소리쳤다. 기사는 버스를 세웠다. 할머니가 내리려 하자 차장이 앞을 막는다.

 

할머니 차비는 내고......”

이 체네 참 몇 번을 말해야 하우? 저기 앉은 내 며느리한테서 받으라니까......”

 

버스가 떠나자 할머니가 희죽 웃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뉘긴지 모르지만 미안하이. 에구야, 억지 덕에 오늘은 내 다리가 호사를 했구나.”

 

그러고는 어험, 큰 기침을 떼며 시장 안으로 휘적휘적 걸어들어갔다.

 

LV 14 이지명  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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